길상사의 꽃무릇, 9월 중하순의 아름다운 꽃 풍경

길상사의 꽃무릇,

9월 중하순에 만개하는 꽃 무릇은 마치 한 무리의 플라맹고가 원을 지어 서 있는 것처럼 아름답게 어우러져있고, 그 길다란 속눈썹이 곱게 휘어 올라간듯, 튀지 않으면서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꽃, 꽃무릇, 이 꽃을 보러 우리는 길상사에 왔다. 오늘도 변함없이 대문은 활짝 열려 있고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게 해 주셨다. 





길상사에는 유독 꽃무릇이 많아 유명해져 이 때 쯤의 길상사는 좀 더 특별하다. 바람이 시원해지는 9월 마지막 둘째 주에 방문했는데, 시기 적절하게 잘 찾아온 것 같다. 이미 진 꽃도 있고, 활짝 개화된 꽃도 있고, 준비 중인 꽃도 있었다. 




절 안에 핀 꽃무릇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절 주변에 이 꽃을 많이 심어 놓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원래 꽃무릇이 사찰의 불경이나 탱화의 보전을 위해 사용되었고, 뿌리 쪽에 있는 알칼로이드 성분 때문에 방부효과가 있다고 하니,  참으로 사찰과 천생 연분인 꽃이 아닐 수 없다.  한의학에서는 기관지 치료에도 한 몫 한다고 하니, 보기에는 가냘퍼 보이는데 엄청난 내공을 갖고 있는 꽃임에 틀림없다. 

해는 눈이 부시도록 밝고, 바람은 선선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친한 친구들과 길상사로의 발걸음이 마냥 기분 좋았다. 

길상사는 포근함을 담고 있으며, 그 포근함 속에는 법정 스님도 계신다. 길상사에 오르는 길에  있는 하우스들의  외부 구조를 구경하는 것이 즐거웠다.  요즘 아파트만 즐비해 건물에 가려져 하늘을 보기 힘든 곳이 많아졌는데 아직 까지도 이렇게 탁 트인 하늘을 눈높이에서도 볼 수 있고, 집들과 어우러진 자연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변함없는 주변 환경도 성북동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성북동에는 40년 이상 된 음식점들이 참 많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단위로 사라지는 음식점들이 너무 많은데 여기는 40년 이상 된 음식점이 많은 곳으로, 맛집 투어를 며칠 동안 즐길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이유만으로 성북동은 매력적이다. 우아함 속에 옛스러움을 간직한 곳이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남루 하게 색이 바랜 간판이 눈에 띄었다. 워낙 간판 글자가 커서 달려가는 택시 안에서도 바로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45년 전통 옛날 짜장면 집 

옆에 있던 친구 딸이 묻는다. 그 음식점 이름이 뭐냐고. 응, 45년 전통 옛날 짜장면 집 라고 말하고 한바탕 웃었다.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숫자 45가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100년 가게인  보리밥집에서 건강한 식사 한끼 한후  MZ 세대인 친구 딸의 추천으로 방문하여, 루프탑에서 즐거운 소담도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이 평온했던 성북동에서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 



 현 시대의 것들과 자연의 아름다움과, 시대를 거스르는 옛 스러움이 함께 공존하는 순간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될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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