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년만에 엄마와 여행계획을 짜보았다. 해외에서 따로 만나 간간이 여행은 같이 해보았지만, 같이 비행기를 타고 전체 여정을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안전 위주로 여행을 짜다 보니, 멀리 안가도 되는 동남아로 정했고, 비행으로 보내는 시간이 아깝지 않고, 며칠만으로 풍성하게 해외여행의 기분을 만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는 비행은 세부 퍼시픽 항공, 저녁 9 시 35 분 출발 해서 새벽 현지 시간 00 : 50 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한편씩 운항을 하고 아시아나 항공 , 에어 아시아도 같이 출발을 하니, 한국사람들이 정말 많이 가는 나라인것 같다.
평소 충고와 훈수를 즐기시는 엄마와 같이 여행하는것이 과연 나의 카르마로 감당할수 있을지, 부담이 정말 많이 되었지만, 분명 나의 부정적인 느낌들이 시간이 지나면 의미 없는 감정소모 였으며, 오로지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보고 싶을때 엄마와 같이 겪은 추억들을 기억하며 위로 받을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2023 년 10월 16일 엄마 the 김여사의 건강이 최고 일때 세부 모알보알로 함께 떠나기로 했다.
저녁 6 시쯤 도착한 공항은 긴장감과 활기가 넘친다.
수화물 가방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데다, 자기의 분신같이 함께 이동한다.
세부 퍼시픽 기내용가방은 7 kg 미만이어야 반입이 가능하다.
좀 오버가 될것 같으면 보조 가방을 준비 하여, 나머지를 그곳에 넣고 따로 들고 가도 그냥 통과 시켜준다.
엄마의 여권은 새롭게 갱신하여, 겉표지가 파랗다.
보통 미국,캐나다 일본등 선진국들의 여권 겉표지는 붉거나 파래서, 선진국이라 그렇게 구분 한건진 모르겠지만, 같은 겉표지 초록색을 공유 하던 한국 , 말레이시아 , 필리핀, 레바논 등 "우리는 베지타블 색깔이야" 하며, 농담을 했었던 지금은 고인이 된 레바논 국적의 동료가 기억이 난다.
선진국에 반열에 들어 한국 여권도 파랗게 된게 아닐까, 모르겠다. 암튼 처음 보는 색깔이라 신선했다
친절한 카운터 직원덕분에 기분좋게 원하는 좌석에 배정 받고,게이트로 들어가기전 아빠가 주신 대추로 여행시작으로 긴장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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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사과같은 대추 욤뇸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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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로 향하는 트렘을 타고 명상중이신 김여사 |
트렘 타기전 건너편에서는 긴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승객들이 분주하게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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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워크를 지나 게이트 앞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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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분을 걷고 그대로 누우신 김여사 |
이런 해맑은 미소가 나오기 전에 여기 까지 어떻게 왔는지 생각만하면, 처음엔 무서웠는데,,지금은 그냥 웃음만 나온다. 순식간에 지나가고 해가 뜨니, 모든게 평화로웠다.
트레블월렛 비자 카드에 충전된 돈만 믿고 , 비상금을 100 달라만 챙겨온 나는 , 도착후 도착장에 비치 되어 있던 ATM 기계에서 피가 마르는 경험을 했다.
카드가 거절 당하는 것이다.
ATM 기계가 6 대가 있었는데, 하나같이 거절을 했다.
맙소사.... 내가 조사해본 바로는 정말 쉽고 간편하게 아무 문제없이 소정의 수수료만 내고 내가 보낸 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커멓던 내 얼굴이 하얘지더라라는 추후에김여사의 말씀이 있으셨다. 김여사는 나만 믿고 몸만 오셨는데 이일을 어쩌나..여행가이드나 여행을 직업으로 삼으시는 분들이 얼마나 사전에 준비하고 계획하고 행동으로 옮기시는지 알것 같다. 정말 이번처럼,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여행준비를 하면, 이런 숨꼴딱 넘어가는 일이 여러번 생긴다.
공항에서의 환전은 정말 눈뜨고 코베이는 경험이지만 알면서도 할수 밖에 없는 치명성이 있다. 비상금으로 가져간 100 달러가 , 반토막이 되어 환전 되었다. 이만한게 어디야 그래도 택시라도 타서 다행이다. 드디어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모알 보알로 갈수 있다. 자가용으로 3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간신히 우리 예산에 맞는 택시 기사를 만나 합의후 출발 하였다.
이 운전사는 눈에 졸음을 한가득 품고 운전석에 올라 탔다.
며칠동안 손님이 없었던 상태라, 적극적으로 우리의 가방을 들어 트렁크에 넣고 우리도 올라탔다. 본인이 억지로 차를 몬것이 화근이었다.
중간중간에 점점 운전자 눈의 초점을 잃다가 깨기를 여러번, 난 생명에 위협을 느껴, 일부러 목소리에 힘을 주어 그의 일과 가족 관련된 질문들을 퍼 붇기 시작했다. 그러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느라 졸음을 약간이라도 떨칠수 있는 바램에서 였다.
한시간 40 분 동안 온몸에 긴장을 하고 대화를 하니 , 내가 피곤해서 기절할것 같았다.
다음 지역에서 커피한잔 마시겠다는 운전자는 거의 온몸으로 차를 질질 끌다시피 운전을 했고, 순간, "파닥 팍 ' 하는 소리와 함께 잘 굴러가던 바퀴가 굴러덩 거리면서 속도가 낮아 졌다.
그 운전자는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 하면서, 갑자기 정신을 차리더니 차를 세우고 뒷쪽 바퀴를 확인 하러 나갔다.
그러면서, I am sorry mam the tyre is flat . 온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끼는 순간이었다.
I am sorry mam the tyre is flat 을 들었을때 마치 우리가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길거리의 개가 된 기분이었다. 암흙같은 시골길에서 가로등도 없어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도 안되는데 타이어가 주저 앉은 것이다.
필리핀엔 개들이 정말 많이 돌아 다닌다. 필리핀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성품이 순하기 때문에, 그들을 닮았는지, 개들도 사람을 보면, 그냥 사람 한마리가 지나가나 보다 하고 한번 흘낏 보고 제 갈길간다. 경적을 울리면 신기하게도 조수석에 나는 보지 않고 운전자를 보면서 자리를 비킨다.
만약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다시 출발하면 이 아까운 오전을 길바닥에서 보낼지도 모른다.
엄마한테 미안했다.
지쳐서 눈물도 안나왔다.
다행이 우리가 지나가는 도로는 모알 보알로 가는 고속 버스들이 지나가는 도로로, 잘 이야기만 하면, 멈춰 세워 우리를 태워 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 본인한테 내려고 했던 택시 비 80 프로를 내라는 것이다,
이사람도 참 난감하겠다 싶고, 나도 한줄기 희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러자고 했다. 호텔 앞까지 새워 주는 것도 아니지만, 여기에 발이 묶일바엔 이게 더 낳았다.
낯선 버스 속 풍경을 즐기면서, 사고 없이 안전하게만 데려다 주길 바랬다.
곧 해가 뜨고 외부의 습한 기온으로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와 창문에 물기가 흥건이 맺혀 정확히 밖은 보이진 않지만, 아침햇살이 비치고, 야자나무들이 슉슉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아 드디어 도착 했나 싶어 다시한번 여행의 설렘이 가득해졌다.
모알보알터미널 까지 안전하게 도착해서 다행이야. 여기서 4 키로만 가면 우리의 목적지 호텔이다. 이 곳은 택시가 없어 톡톡이 주요 교통수단이다. 김여사는 처음 보는 톡톡을 아무런 불평없이 타셨다. 아직 해결되지 않는 현금인출은 일단 도착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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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Paradise Moal Boal Reception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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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olsi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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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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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돈이 인출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인터넷에서 카드 실물 인증을 하지 않아서였다. 다시 한번, 여행전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 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 하였다.
김여사께서는 너도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나의 성장에 일도 도움 안되는 말씀을 하셨지만, 아무렴 어떠냐, 해결되어서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수 있었다.
모알보알 시내로 렛츠 겟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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